“지금의 거대언어모델(LLM)은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확률에 기대어 다음 단어를 내뱉을 뿐이죠. 진정한 인공일반지능(AGI)으로 가기 위해선, AI가 언어(Word)의 감옥을 탈출해 세계(World)를 이해해야 합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장,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가 최근 각종 인터뷰와 강연을 통해 던지는 화두는 명확하다. 지난 3년간 전세계를 강타했던 생성형 AI 붐이 ‘언어와 이미지’라는 1막을 지나, 이제 물리적 실체와 인과관계를 다루는 2막으로 넘어가고 있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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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우리 산업계, 특히 인공지능 전환(AX)을 준비하는 기업과 공공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2026년 이후 AI의 패러다임은 생성(Generation)에서 행동(Action)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LLM 도입을 주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신뢰성’ 문제였다. 금융 상품을 추천하거나 의료 진단을 보조할 때, 확률에 의존하는 LLM의 답변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다. “왜 그렇게 판단했나?”라는 질문에 LLM은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뉴로심볼릭 구조는 다르다. 심볼릭 레이어를 통해 AI의 판단 과정을 논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월드모델을 통해 행동의 결과를 미리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오류를 허용하지 않는 금융 거래, 정밀함이 생명인 신약 개발,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 행정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뉴로심볼릭 AI는 그동안 ‘블랙박스’에 갇혀 있던 AI를 설명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화이트박스’로 끌어낼 것이다.
허사비스는 궁극적으로 이 월드모델을 통해 가상 세포(Virtual Cell)를 만들어 생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고, 로봇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공장에서 능숙하게 작업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AI 네이티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 AI가 얼마나 말을 유창하게 하는가(LLM)?”가 아니라, “이 AI는 세계의 법칙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하는가(World Model)?”라고 말이다. 피지컬AI를 얘기하라면, 먼저 월드모델을 얘기하고 고민해야 한다.